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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기개발]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판을 바꾸자” 등록일 2025.04.02 21:37
글쓴이 꿈지기 조회/추천 239/0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판을 바꾸자”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12.3 계엄 사태 이후 ‘내란성 불면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분노와 절망에 휩싸였다가 또 눈사람이 된 ‘인간 키세스’들을 보며 감동하는 나날이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얼마나 살뜰히 보살펴야 할 생물인지 깨닫게 됩니다. 마음을 치유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치유된 민주주의가 다시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선순환을 바라보며 희망제작소가 네 차례에 걸쳐 ‘민주주의와 마음’ 강연을 벌였습니다. 주옥같은 강연 내용을 추리고 추려 전합니다.

세 번째 시간엔 박구용 교수(전남대 철학과, <빛의 혁명과 반혁명 사이> 저자)가 ‘요즘 우리가 괴로운 철학적 이유’라는 주제로 3월 20일 강연했습니다. 민주주의는 밀실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답니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

“우리가 받는 고통이 철학적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죠. 상상할 필요가 없는 걸 상상해야 하고요. 소통할 수 없는 걸 소통해야 합니다. 이게 철학적 고통입니다.

말은 이성, 로고스의 상징입니다. 아이콘은 감각을 데이터화한 이미지죠. 기독교는 아이콘 금지령을 내립니다. 우상숭배 금지죠. 모든 고등 종교의 공통점입니다. 과학, 법 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철학, 예술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일상적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필요 없는 것, 철학하거나 예술하는 사람들이 하는 걸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겪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8월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주택을 들여다보고 있다.ⓒ대통령실

아이콘으로 충격을 주는 것. 저한테는 이 장면(위 사진)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죽음을 감정으로 못 느끼고 관찰합니다. 남의 고통엔 반응하지 못해요. 이 사진을 보고 저는 공포스러웠습니다. 롤랑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 말로 표현해도 부족한 잔여분, 바늘로 머리를 팍 찔리는 거 같은 푼크툼이 이 사진 안에 있어요.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외눈박이 섬에 갇혔어요. 그때 외눈박이 괴물이 ‘너 이름이 뭐야’ 그래요. 오디세우스의 답은 무(無), 없음. 외눈박이가 그 답을 듣고 ‘아무것도 아니네’ 그러다 당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동물적으로 오래된 책략의 대표적인 것이에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외눈박이로 보고 있습니다.

불교는 이성 종교죠. 스스로 깨달아 신이 되는 겁니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신이 나한테 와서 ‘콜링’해요. 부름이 곧 소명입니다. 소명의 시대는 끝났죠. 삶의 목적이 없어집니다. 무의미. 내가 뭘 해야 할지 몰라요. 장 폴 사르트르는 60년대 말에 유럽이 풍성해지니 모든 게 ‘Nothing’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자유가 저주라는 거죠. 너도 낫씽 나도 낫씽 ‘타인은 지옥’이 되는 거죠.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으니 자신이 정해야 해요.

그런데 정할지 몰라요. 뭘 정할 때 자신은 담론 자원이 풍부한 상대에게 당하는 거 같아요. 민주주의는 일상에서 더 나아가 밀실에서 유지되어야 해요. 어떻게 사랑할까요? 혼자 아르케가 되는 세계, 군주 시대를 꿈꿔요. 이들과 대화할 수 없는데 대화해야 하는 게 철학적 고통이죠.

정치적인 것은 로고스로 성립된 게 아니에요. 사람 좋아 보여? 안 좋아 보여? 이러한 아이콘 수준에서 성립됩니다. 감각을 바꾸는 단계까지 안되면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마세요. 판을 바꿔야 합니다. 판, 필드, 장. 똑같은 장소에 똑같은 사람이 있어도 난장판이 될 수도 있지만 놀이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판을 바꾸면 같이 살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잘 살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시간엔 김승수 전 전주시장이 ‘도시의 마음’이란 주제로 3월 27일 강연했습니다. 우리에겐 아름다움을 누릴 공적 권리가 있답니다.

김승수 전 전주시장

“2014년부터 8년 동안 전주시장을 했어요. 시민들이 직접 가꾼 아름다운 정원 세 곳에 매년 상을 줬는데 한 아버님을 잊을 수 없어요. 60대 후반이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을 잃고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답니다. 보다 못한 친구들이 전주 외곽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시켰어요. 그분이 꽃을 심기 시작했어요. 꽃 속에서 딸을 봅니다. 그 정원 이름을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로 정했습니다. 어느 날 옆집 고물상도 꽃을 같이 봤으면 좋겠다 싶어서 고물상과 정원 사이 벽을 허물었어요. 그 고물상도 꽃을 심기 시작했죠. 아버님은 정원의 이름을 ‘행복’으로 바꿉니다.

물리적으로 보이는 도시의 상처에는 도시가 곧바로 뛰어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민들 마음의 균열은 도시가 쫓아가지 않아요.우리 도시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시민의 발길이 끊어진 전주 구도심 이 공원에 정원센터와 도서관을 만들었어요. 이를 통해 시민이 치유하고 회복됐으면 좋겠다, 마음의 인프라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정원센터를 만드는 내내 그때 그 아버님을 생각했어요.

내가 위축되는지, 존중받는 느낌이 드는지 등에 따라 사물의 속성이 변합니다. 도시의 진실은 시민들 삶과 관계 속에서만 드러납니다. 도시의 마음을 드러내는 방식이 ‘관점과 안목’입니다. 관점은 방향이고 안목은 깊이죠. 도시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관점이 다르면 공간도 시간도 축적될 수가 없습니다. 관점이 같으면 사회적 연대가 가능하죠. 시민들이 관점을 같이 하면 힘을 가지죠. 정치를 밀고 갑니다.

전주도서관 여행지도

중앙일간지에서 이런 기사를 냈습니다. 전주는 비빔밥의 도시가 아니라 도서관 도시로 불러야 한다고요. 저는 책을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흔하지만 가장 위대한 물건이라고 생각해요. 책의 도시가 슬로건이었습니다.

덕진공원은 시민들의 기억이 탄탄하게 쌓여있는 곳이죠. 2014년 시장이 됐는데 너무 낡아서 지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이 공간은 후대에게 넘겨줘야 할 유산이죠. 이제 연꽃으로 덮힌 한국의 아름다운 도서관이 됐어요. 시민들에게는 아름다움을 누릴 공적 권리가 있어요. 공적인 장소가 아름다우면, (자기 돈을 들여) 아름답거나 감동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습니다.

도서관으로 재탄생한 덕진공원 모습

도시에도 인상이 있습니다. 전주 시청은 1983년 지어졌어요. 전주가 인구 65만명 정도 되는데요. 인구 30만인 도시가 시청사 3천억짜리를 새로 짓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공무원들이 쾌적하게 일하는 건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살고 있는 공공임대아파트는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공무원 일하는 데를 2천억 3천억 들여 짓는 걸 자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시청 잔디밭은 이름이 ‘잔디광장’이었는데 그전엔 못 들어가게 했어요. 바로 목책을 뽑고 광장을 돌려드렸습니다. 아이들 생태놀이터로 바뀌었습니다. 부모들의 경제적인 차이가 아이들의 놀권리 차이를 만들죠. 우리 아이들의 삶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놀이터를 곳곳에 만들었습니다. 공공장소가 인상을 바꾸면 시민들과 사회적 관계가 달라집니다. 도시는 기억의 집합이죠. 기억이 없으면 감정도 생기지 않습니다.

적당한 성공은 철저한 실패보다 위험합니다. 공직 사회엔 좋지 않은 두 가지 관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부서진 건 금방 알아보는데 낡은 걸 알아보지 못해요. 두 번째는 늘 적당한 선을 유지합니다. 시민들의 기대를 뛰어넘기 힘들죠. 공무원이 변하면 도시가 바뀝니다. 공공장소의 수준은 시민 삶의 수준과 일치합니다, 상업공간에서는 고객만 환영받습니다. 시민이 조건 없는 환대를 받는 곳은 공공장소밖에 없습니다.”

정리: 김소민 희망제작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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